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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ll Range - 풀레인지 스피커의 재미와 매력 ②
글쓴이 : 최윤욱      조회 : 43367

Full Range - 풀레인지 스피커의 재미와 매력 ②

필드 10인치는 알니코 8인치와 대역이 비슷하다!
필드를 사용하는 사람 중에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 이 말을 듣고 나름대로 수긍했다. 실제 들어보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필드는 확실히 알니코에 비해 고역이 더 나는 반면에 저역은 덜 난다. 만약 알니코 8인치 풀레인지가 대역이 적당하다고 느낀다면 필드는 10인치가 대역이 적당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필드 스피커는 거의 주름댐퍼를 채택한 경우가 없다. 대부분 나비댐퍼이거나 회오리 댐퍼, 그도 아니면 니플 댐퍼(텔레풍켄 필드의 경우)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주름댐퍼에 비해 저역 재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니 필드 10인치는 알니코 8인치와 대역이 비슷하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틀린 말이기도 하다.

왜 틀린 말이냐 하면 필드 스피커 중에 나비댐퍼가 아닌 주름댐퍼를 채택한 유닛이 있는데 그라츠 필드가 그렇다(그림 10). 그라츠 필드 스피커는 필드이면서 나비댐퍼가 아닌 주름댐퍼를 채택하고 있다. 왜 그런고 하고 따져보니 그라츠 스피커는 필드 중에서 상당히 나중에 나온 모델인데, 이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알니코 스피커를 생산하던 시대에 만든 필드 스피커이기 때문인 것 같다. 따라서 그라츠 필드 스피커 8인치를 들어보면 보통의 8인치와 저역 양이나 대역에서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결국 필드 10인치는 알니코 8인치와 대역이 비슷하다가 아니고 나비댐퍼 필드 10인치는 주름댐퍼 8인치와 대역이 비슷하다고 해야 정확하게 맞는 말이 된다. 이 말을 그대로 회오리 댐퍼에 적용하면 ‘회오리 댐퍼 10인치는 나비댐퍼 8인치와 대역이 비슷하다’가 될 것이다. 대역은 필드냐 아니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콘의 앞뒤 움직임을 제어하는 댐퍼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전원부 없는 필드는 배 없는 항구
쓸 만한 10인치 필드 두 개를 구했으니 이제 제대로 된 전원부를 구성해 보자고 마음 먹었다. 우선 자료 수집을 하니 다이오드 정류보다는 정류관 정류가 음질이 좋고, 콘덴서는 MP나 오일 콘덴서가 소리가 좋다고 하는 것이 중평이었다. 실제로 간이 전원부의 전해 콘덴서를 떼어내고 초크와 오일 콘덴서로 바꿔서 들어보니 소리의 결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그 음질 차이가 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필드 전원부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공관 앰프의 전원부를 생각하면 딱이었다. B+ 전원을 필드에 공급하는 전원이라고 생각하면 그대로인 셈이니 말이다. 진공관 앰프에서도 전원부에 오일 콘덴서 사용하면 소리가 유연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니 어찌 보면 필드 전원부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전압을 맞추는 것이었다. 진공관 앰프에서의 전원부야 진공관 스펙이 공개되어 있어서 공식대로 하면 적정 전압이 나오지만, 필드 스피커는 필드에 걸리는 전압을 맞춰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간단하지가 않았다. 우선 기초 자료로 필드 코일의 직류저항(DCR)을 재서 회로 설계가 가능한 엔지니어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래서 대략 계산 가능한 범위에서 전원트랜스를 주문했다. 필자의 경우 정류관을 유닛(채널)당 5U4G를 하나씩 사용해서 양파 정류하고 스윙잉 초크를 사용해서 초크 인풋회로로 구성하기로 했다. 콘덴서 인풋에 비해 초크 인풋이 소리의 에너지감이나 생동감에서 우월하지만 콘덴서 인풋에 비해 전압강하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트랜스에서 나오는 교류전압이 높아야 한다.
센터 탭 기준으로 180V, 170V, 160V, 150V, 140V 이렇게 5개의 탭을 낸 전원 트랜스를 주문했다. 사바 필드와 클랑필름 필드 10인치를 모두 구동해야 하기에 탭을 다양하게 했다. 자작 안한 지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다시 시작하려니 이것저것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도 제대로 된 전원부를 만들어 보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우선 전원트랜스는 일신 전기에 스윙잉 초크는 누설 자속이 적다는 태창(8H, 200mA)에 주문했다. 일반 초크(8H, 180mA)는 DHT 사운드에서 구했다. 서브시스템은 포노 전용이고, 작은 방에서 시청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트랜스들을 누드 상태로 해서 전원부를 만들 수는 없었다.



최대한 누설 자속을 줄여야겠기에 여기저기에 자문을 구했다. 우선 자속의 차폐에는 트랜스의 코아보다 좋은 게 없다는 게 중론이어서 대형 코아를 사다가 잘라서 트랜스들을 감싸보기로 했다. 청계천의 코아 파는 집에 가니 대형 코아가 있긴 한데 트랜스를 감쌀 만한 적당한 크기가 없었다. 코아를 만드는 집을 찾아가 보라고 해서 물어물어 찾아 갔더니 코아를 만들면서 남은 자투리들이 많았다. 제일 좋다는 지코아로 해서 한 무더기를 사가지고 왔다.

막상 사오기는 했지만 네모나게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더구나 트랜스와 트랜스 케이스 사이에 들어가게 만들어야 하니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손에 물집이 생겨 가면서 코아 철판을 재단하고 절곡해서 트랜스를 집어넣는 박스를 만들었다. 이제는 혹시라도 트랜스가 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진공 함침을 해야 했다. 청계천에서 해주는 함침이야 니스에 한 번 담갔다 빼는 것이라서 트랜스 주문할 때 아예 함침을 하지 않은 채로 달라고 했다. 국내 몇 군데 오디오 업체에서 진공 함침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안티폰 연구소에 특별히 부탁해서 진공 함침을 했다. 진공 함침 과정을 보니 함침만 하는 것이 아니고 진공펌프로 공기를 빼내고 니스를 넣는 함침 과정 이후에 고온에서 다시 구워서 트랜스 속에 남아 있는 신나 성분을 완전히 말려 버리는 처리까지 해야 완벽하다고 했다. 진공 펌프로 공기를 빼내면서 니스를 넣어야 코일 사이사이까지 니스가 침투하고 그걸 다시 고온으로 구워서 신나 성분을 완전히 날려 보내야 코일 사이사이에 있는 니스가 완전히 굳게 된다는 것이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한 셈이다. 이렇게 처리되어 나온 트랜스를 코아로 감싸고 다시 트랜스 케이스에 넣은 후 에폭시 몰딩을 했다. 에폭시 몰딩을 할 때에도 여러 주의점들이 있다 우선 철심 코아가 케이스의 철과 직접 닿게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에폭시 수지에 경화제를 용량만큼만 넣고 충분히 저어준 후 부어야 한다. 경화제 양이 많으면 굳어지면서 열이 지나치게 발생하고, 이 열로 인해 에폭시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트랜스가 채널당 3개씩 전부 6개가 들어가는 관계로 섀시도 만만치 않은 크기로 구해야 했다. 트랜스 수납하고 정류관 박고 오일 콘덴서와 MP 콘덴서를 배치해서 제작을 했다. 실제 필드 스피커에 연결했을 때 원하는 전압이 안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속에 테스트를 하니 180V 탭에서 클랑필름 필드 10인치가 약 115V가 걸렸고, 사바는 160V 탭에서 97V가 걸렸다. 아날로그 클리닉에서 알려준 팁은 콘덴서 용량을 늘려 가다가 험이 안 나는 시점에서의 콘덴서 용량값을 기준으로 하고, 원하는 전압보다 약간 낮게 나오는 경우는 스윙잉 초크 앞에 소용량의 콘덴서를 병렬 연결하면 약간의 전압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스윙잉 초크 앞에 콘덴서를 달아야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바와 클랑필름 모두에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셀렉터를 달아서 180V, 170V, 160V 세 가지 탭을 오스 오디오에서 구한 셀렉터에 연결해서 클랑필름을 들을 땐 180V 탭이나 170V 탭에 놓고 사바를 들을 땐 160V 탭에 놓고 들으면 되도록 만들었다.

실제 제작에서는 스윙잉 초크 다음에는 8㎌(4+4) MP를 사용했고, 초크 다음에는 6.5㎌(2.4+2.1+2)를 사용했는데 2.4㎌와 2.1㎌를 MP로 하고 2㎌만 오일 콘덴서를 사용했다. 만들자마자 선배가 와서 들어 보더니 유연한 맛이 부족하고 약간 날카로운 느낌이 있다하여 최종단의 콘덴서를 2.1㎌ 하나만 MP로 하고 2㎌ 두 개를 오일로 바꾸었다. 역시 예상대로 부드럽고 유연한 소리로 변했다.

필드 - 그 오묘한 변화
간이 전원부에 슬라이닥스 연결해서 필드 스피커를 들을 때부터 느낀 점인데 필드가 참 재미있는 스피커다. 슬라이닥스를 돌려서 전압을 올리면 고역이 더 뻗으면서 음에 열기가 느껴진다. 반대로 전압을 낮추면 좋게 고역의 뻗침이 줄면서 소리가 좀 힘이 없어지면서 두루뭉술하게 변한다. 제대로 만든 전원부를 붙여서 셀렉터를 돌려 가면서 해봐도 역시 전압을 올리면 고역이 뻗고, 내리면 고역이 줄면서 두루뭉술해진다. 하나의 스피커로 다양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변화는 클랑필름이나 사바나 똑같다. 앞에서 필드와 알니코의 소리 차이의 원인을 고민하면서 알니코가 세월의 흐름 때문에 자력이 약해진 탓이 알니코와 필드의 소리차이의 주 원인이라고 추정했는데, 필드 스피커에 규정 전압보다 낮은 전압을 걸면 알니코가 자력이 약해진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자력이 떨어진 알니코 유닛을 분해해서 자석만 착자해서 자력의 약화에 의한 음질의 열화라는 추정을 착자라는 과정 없이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잠깐 생각을 잘못했으면 아까운 알니코 유닛(나비댐퍼)을 분해할 뻔했다.

전압에 의한 소리의 변화에 재미를 붙이자 이젠 다른 부분에도 튜닝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일 눈에 들어온 것이 5U4G 정류관이었다. 현재 사용한 것은 퉁솔 것으로 빔 형태의 블랙 플레이트인데 좀더 나은 것을 찾아보니 고전관으로 U-52라는 게 있었다(그림 14). ebay를 검색해도 매물이 잘 안나오는 것이어서 국내에서 예상보다는 비싼 값으로 2개를 구입했다. 사실 제 정신이었으면 지불할 수 없는 금액이었는데 순간적으로 필드 전원부로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에 30여 만원을 주고 정류관 두 알을 사버렸다. 받아보니 컵베이스에 항아리 관으로 생김새부터가 만만치 않게 생겼다. 실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하는 심정으로 관을 교체했다. 그런데 소리는 배음이 많아지고 중역이 두툼해지면서 부드러워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디테일도 좋아지면서 말이다. 한번 꽂은 후 다시 퉁솔로 바꿔 꽂아서 차이를 확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사실은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U-52를 살 때 45 파워 앰프의 정류관인 GZ34 멀라드 메탈 베이스도 같이 샀다. 원래 꼽혀 있는 것은 ‘루비’라고 하는 중국산 몇 천원짜리 관이다. 멀라드 메탈 베이스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1알에 20만원 정도 주었다. U-52로 재미를 봐서 곧바로 45 파워 앰프의 정류관도 메탈 베이스로 바꿔 보았다. 사실 내심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왜냐하면 퉁솔 5U4G도 중간 이상 가는 관인데 U-52로 바꿔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GZ34는 그야말로 제일 싸구려 관에서 최고급 관으로 교체하는 것이니 차이가 더 클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심사인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다소 허망하게 메탈 베이스 GZ34로 바뀌고 소리가 분명 좋아지기는 했지만 앞서의 U-52의 변화에 비하면 절반 정도나 될까 말까 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파워 앰프 정류관 바꾼 것이 훨씬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할 텐데도 도대체 이 필드 스피커가 무엇이기에 전원부 정류관 살짝 바꾼 것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더욱 더 우스운 것도 파워 앰프 파워코드보다 필드 전원부 파워코드 바꾼 것이 소리에 훨씬 더 많은 변화를 준다는 점이다.

필드의 황제 - 필드 유러딘
주로 간이극장용 시스템으로 쓰였던 클랑필름 필드 스피커가 이렇게 예민하고 디테일한 소리를 내준다면 필드의 황제라는 필드 유러딘은 과연 어떤 소리일까 하는 호기심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궁하면 통한다고 드디어 필드 유러딘을 들을 기회가 왔다. 지인의 선배 되시는 분이 필드 유러딘을 가지고 계시다고 해서 부랴부랴 지인이 선배 댁을 방문할 때 같이 동행해서 필드 유러딘을 듣게 되었다. 잘 아시다시피 유러딘은 혼이 장착된 드라이버가 500Hz 이상의 중역과 고역을 담당하고, 저역은 역시 필드 15인치 우퍼가 저역음 담담하는 구조다. 따라서 500Hz 이하의 우퍼보다는 500Hz 이상을 담당하는 필드 드라이버의 특성이 전체적인 소리 특성을 좌우하게 된다. 사실 필자도 그때까지 필드 드라이버 소리는 한번도 들어 보질 못했다. 궁금함과 호기심에 들어본 필드 유러딘 소리는 중역과 고역에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한 20여 분을 듣자 강렬하다 못해 귀에 약간의 피로감까지 느껴졌다. 분명한 것은 아주 디테일이 뛰어나고 모호함이 일절 없는 선명하고 선열한 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들어본 어떤 스피커보다 케이블이나 기기 변화에 대해서 아주 예민하게 차이를 드러내주는 스피커였다. 특히 필드 드라이버는 중역이 강렬하고, 귀 속까지 쏙 박히는 음이다. 필자에게는 다소 강한 듯한 느낌이지만 분명 매력이 있는 음이다.

나중에 안 것인데 유러딘의 경우 필드, 알니코 안 가리고 중고역을 담당하는 드라이버의 음압이 다소 높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알텍이 그렇듯이 극장이나 강당같이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던 스피커이기 때문이란다. 중역의 강렬함이나 고역의 선열함에 비해 저역의 질은 좋지만 양이 다소 부족한 듯했다. 필드 유러딘의 저역은 양은 많지 않았지만 질은 알니코의 그것과 많이 달랐다. 알니코 유러딘의 저역이 다소 뭉치고 흐릿한 느낌인 반면, 필드 유러딘의 저역은 아주 절도가 있고 단단하며 단정한 느낌을 주었다. 펀치로 치자면 알니코 저역은 강하게 날아오는 것 같은 펀치에 맞았는데 실제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은 느낌이고, 필드의 저역은 살짝 잽처럼 날아왔는데 맞았을 때 충격이 의외로 큰 경우라고 하겠다. 필드 유러딘은 결코 푸근한 빈티지의 맛이 아니다. 선명하고 강렬한 중고역에 단단한 저역을 갖춘 스피커다.

유러딘을 평탄한 대역으로 음악 감상을 하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음압을 조금 낮춰 줘야 할 것 같다. 알니코 유러딘의 경우는 네트워크에 드라이버 유닛의 음압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간단하게 가능하지만, 필드의 경우는 따로 제작해서 사용해야 하기에 간단치 않다. 필드의 황제라는 별명에 전혀 손색이 없는 소리였지만 아직 필자의 취향으로는 다소 강렬한 음으로 기억이 되었다. 아직은 귀가 덜 트였는지 페이퍼 콘지의 필드 소리가 가장 잘 귀에 와 닿는다.

필드 왜 어려운가?
알니코에 비해 필드는 분명 한 차원(‘등급’이 아니다) 높은 소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명한 것은 구하기도 어렵고 운용도 알니코에 비해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우선 상태 좋은 필드 스피커를 만나기가 어렵다. 필드 스피커가 만들어진 시기가 주로 1930~40년대이기 때문이다. 50년대 이후엔 알니코가 그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다. 따라서 알니코보다 10~20년, 심지어는 30년 이상 오래되었으니 그만큼 상태 좋은 경우를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의 난관은 설령 상태 좋은 유닛이 있다 해도 좌우 페어를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스테레오의 시작을 50년대 말로 보면 알니코 유닛들은 대부분 스테레오로 출시되어서 페어로 돌아다니지만, 필드 유닛들은 모노 시대에 만들어져서 페어란 개념이 사실상 없어서 페어를 따로 맞춰야 한다.

페어를 맞추는 과정도 알니코에 비하면 만만치가 않다. 알니코의 경우 외관이 동일하고 보이스 코일의 임피던스가 같으면 페어로 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필드의 경우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일단 보이스 코일의 임피던스가 같은 것을 고른 후에 필드 코일의 임피던스를 체크해서 필드 코일의 임피던스도 같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수량이 많지 않은데 보이스 코일과 필드 코일의 임피던스가 동시에 맞아야 하니 참 확률로 따져도 쉽지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가장 기막힌 것은 모양이 같고, 필드 코일 임피던스도 똑같은데 보이스 코일의 임피던스가 다른 경우다. 한마디로 애석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내가 아는 지인은 필드가 페어로 ebay에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8인치를 하나씩 구했는데 모양이 똑같은 8인치 클랑필름 필드 8개를 구하고 나서야 겨우 짝을 맞췄다고 한다. 눈물나는 얘기다. 나머지 6개는 개 값에 팔든지 짝 맞출 때까지 끼고 살아야 한다. 페어 맞출 때 보이스 코일은 정확하게 임피던스가 같아야 하고, 필드 코일의 경우는 10% 오차까지는 정상으로 봐야 한다. 좀더 정확하게 필드 유닛의 페어를 맞추려면 직류 임피던스로는 부족하고 LCR 미터로 정확한 헨리(H) 값을 재서 짝을 맞춰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선 직류 저항값에서부터 차이가 나면 헨리 값은 찍어 볼 필요도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것 하나 찍어 보자고 기십만원 하는 LCR 미터를 살 수도 없지 않은가?

보통 독일제 유닛하면 15(16)Ω만 있는 줄 아는 분들이 많다. 대부분 16Ω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않다. 4Ω ,8Ω도 생각보다 많다. 비오노르의 우퍼로 유명한 405도 풀레인지로 쓰는 분들이 많다. 대부분 16Ω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8Ω이다. 비오노르 네트워크를 보면 405 유닛을 병렬로 연결해서 네트워크의 4Ω 단자에 연결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405유닛은 8Ω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필드 유러딘의 경우는 네트웍의 임피던스가 200Ω짜리도 있다. 200Ω이나 그 이상으로 네트워크를 만든 이유는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파워 앰프와 스피커의 거리가 긴 경우에 파워 앰프 신호의 손실을 적게 하기 위해서 고 전압으로 전송해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초기 독일제 파워들 중엔 아웃 임피던스가 200Ω짜리가 적지 않다.

이런 짝 맞추기의 어려움 외에도 필드는 앞서 언급했듯이 전원부가 있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양질의 전원부를 갖추어야 하는데 대부분 8, 10인치 유닛들은 오리지널 전원부가 없는 상태로 돌아다닌다. 이것을 적정 전압을 찾고, 전원부를 만드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필드는 분명 이런 어려움을 잊게 할 만큼의 보람을 소리로 느끼게 해준다. 필드에 입문하고자 하는 애호가가 있다면 우선 가격이 저렴하고 운용이 쉬운 그라츠 필드 8인치를 권하고 싶다. 유닛만 따지면 약 30만원 정도면 페어로 구할 수 있다. 필드 치고는 후기에 만들어진 탓에 나비댐퍼는 아니지만 풀레인지로 쓰기에 소리나 대역이나 안성맞춤이다. 저역도 주름댐퍼라서 상당히 나오고 고역도 상당히 뻗는 편이다. 우선 그라츠로 필드를 맛본 후에 차근차근 시작해 보면 필드가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게 될 것이다.

풀레인지의 운용

알니코든 필드든 유닛만 돌아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인클로저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는 방의 크기 때문에 평판을 만들어서 수납해 보지는 않았다. 다만 서너 가지 정도의 인클로저를 사용해서 이렇게 저렇게 조합을 실험해보았다. 독일제 유닛에 한정한다는 전제로 평판이 가장 자연스럽고 풀레인지다운 소리를 들려주었고, 사정상 평판을 할 수 없다면 인클로저를 사용해야 하는데 덕트형이나 밀폐형은 다소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 주었다. 특히 저역이 지저분해지는 특성을 보여주었다.

후면 개방형의 경우는 인클로저의 앞뒤 깊이가 깊은 것은 덕트형과 유사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후면 개방형의 경우도 가능한 한 앞뒤 깊이를 얕게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소리가 깔끔하고 저역도 단정했다. 독일제 풀레인지에 국한한다면 가볍고 단단한 자작나무가 좋다는 것이 중평이고, 자작나무가 아니라면 차라리 가벼운 칩보드를 쓴 것도 나쁘지 않다고들 한다. 많이 사용하는 미송 합판은 독일제와는 왠지 안 어울린다는 앞선 경험자들의 조언도 있다. 그리고 아주 두꺼운 재질로 무겁게 하기보다는 적당한 두께의 합판을 사용하고 보강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그림 15). 보강도 좌우 대칭으로 하기보다는 약간 엇갈리는 듯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인클로저를 제작할 때 평판이냐, 후면 개방형이냐, 평판이라도 나무 재질이 무엇인가 크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많은 변수가 있다. 경험자들의 조언을 받아가면서 자기가 직접 해보는 것 외엔 뾰족한 해답이 있을 수 없다. 하이엔드 시스템의 경우 공간의 중요성은 아주 중요한데 8, 10인치 풀레인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제한된 대역을 재생하기 때문에 인클로저가 소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 같다. 3웨이의 대형 하이엔드 시스템의 문제는 시청공간에 귀착되고, 풀레인지의 문제는 인클로저에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풀레인지에 매칭할 앰프는 자연스러움과 배음을 중요시한다면 45나 2A3, 6BQ5 싱글을 권하고 싶다. 필자는 소박한 음을 좋아해서 45를 선택했는데 다소 화려한 고음을 원한다면 2A3도 좋을 것 같다. 깔깔한 질감을 원하면 경우는 PP가 적당한데 보통 6BQ5를 PP로 구성한 앰프들을 많이 사용한다. 좀더 굵은 톤을 원한다면 6V6도 좋다. 좀더 적극적으로 독일제 앰프로 가고자 한다면 이동용 영사기 앰프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그림 16). 보통 EL91이나 EL95 PP가 많은데 독일 소리다운 맑고 청명한 음이 일품이다.

마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경험한 풀레인지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하는 의미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주위의 지인들은 대부분 이런 글을 쓰는 것을 말리는 분위기다. 누구나 쉽게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필드 스피커라는 생소한 분야를 소개한다는 것이 그 첫째고, 둘째는 그렇지 않아도 물량이 적어 구하기 어려운 필드 스피커를 더욱 구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좋은 소리가 나는 유닛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무조건 옛날 것이라고 해서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알아보고 정성을 기울여 돌봐줘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고민하고 궁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비로소 좋은 소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필드 스피커는 알니코 스피커에 비해 소리를 튜닝할 수 있는 요소가 아주 많은 것이 장점이다. 전원부의 정류관, 콘덴서, 파워코드, 배선 등이 그렇고 결정적으로 전압을 높게 걸고 낮게 거는 것에 따라서 소리는 천차만별로 바뀐다. 번거로움은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감에 있어서 손댈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은 오디오 애호가에게는 행복한 일일 것이다.
풀레인지라고는 하지만 그 세계는 넓고도 무궁무진하다. 필자도 그중 일부만을 맛본 것에 불과하다. 풀레인지에 관심 있는 애호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월간 오디오&홈시어터 200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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